오솔길이 사라져 가고 있다. 제주 올레길도 사려니숲 길도 콘크리트 길이 다반사다. 비가 많이 와서 도로를, 공원을 관리하기 힘드니까 그렇다고 생각해 줘야지. 그렇지만 요즘 들어 늘어나는 공원 관리직원들을 보면 딱히 그런 이유만은 아니고 공무원들 편하자고 덮어 씌우는 것 같다.
어제 서울숲 근처에 갈 일이 있어서 들렸더니 푸른 화초들이 사라진 공원은 온통 회색빛이다. 맨발 걷기가 유행이라 깔았던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경우는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기본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바닥이다.
코너 코너에 만든 무슨 정원, 무슨 정원도 콘크리트로 어설프게 만들어 가을을 지나 겨울로 들어서면 스산하기 그지없는 풍경뿐이고…
이제 봄이 오면 튤립도 무더기로 갖다 심고 수선화도 만발하겠지만 그건 그냥 화장한 분칠에 더함이 아니다. 어디 가서 가지런히 단장한 흙길을 보면 그지없이 포근해지고 발바닥도 편하다.
북한산성, 남한산성에 복원한 담장들도 들여다보면 고증이 부족한 콘크리트 돌담들인데 복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망가지고 부스러진 모습이라 볼 때마다 뭐 하러 돈 들여서 복원했나 싶다. 복원된 광화문을 보면 화장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태리나 프랑스에서 문화재 복원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하려고 노력한다. 기록이 있으니 가능할 것이고 우리는 오래 가져가기보다는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을 좋아한다.
YS가 친일의 잔재를 없앤다고 중앙청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렸으니 남아 있으면서 그걸 보고 극일의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었는데 상전벽해하는 우리 도시들의 모습을 보면 오솔길은 없어져도 무방한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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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본 동상들 중에서 가장 적당한 사이즈의 동상이 아닌가 싶다. 작은 나라에서 크게 보이려고만 하니 전부 동상도 볼품없이 크기만 하고 다리 이름도 다 대교다. 차도 큰 차를 타야만 대접을 받으니 크고 멋진 차들만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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