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는 다 굵고 크다.‘ 이런 말로 농담으로 하기는 하지만 진짜 전복도 크고 성게도 크고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전복은 태평양 연안 워싱턴주,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라는데 4월부터 11월까지 채취를 허용해 왔다.
그런데 상업적으로 채취를 허용하지 않고 개인들이 전복 채취 면허와 기록카드를 받아 하루에 3마리, 최소 7인치(17.78cm) 이상의 크기만 잡을 수 있었지만 기후변화와 남획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들어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8년부터 2026년 4월 1일까지 채취를 금하고 있다.
전복의 크기가 어린아이 머리만 하니 한 마리만 잡아도 장정 4명이 회를 뜨서 먹고 내장은 죽을 끓여도 될 정도이니 시즌이 열리면 조수간만표를 보고 물이 제일 많이 빠지는 날 새벽 일찍 전복이 많다고 알려진 해변으로 출동한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해변만 해도 알래스카에서 내려오는 한류가 흐르고 있어 일 년 사시사철 얼음장 같은 물이라 다이빙용 wet suit(잠수복)를 반드시 입어야 하고 바닷속 해초의 길이도 어마하게 길어 해초에 감겨 사망하는 사고가 가끔씩 발생한다.
각자에게 허용된 전복 개수를 채우면 사이즈를 재어 기록카드에 기록을 하고 태그까지 달아야 한다. 가끔 채취장소 인근에서 감시원(ranger)에게 규정 외의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거나 허용 기준을 벗어난 전복을 잡아서 숨겨가다가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하도 전복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한번 아는 교민들을 따라 전복을 잡으러 갔던 나는 너무 추워서 덜덜 떨리고 물안경도 잘 안 맞고 해서 전복을 잡기는커녕 구경도 못했으나 동행자들이 잡은 전복을 내 것인 양 기록했다.
전복 구경도 못하고 어슬렁거리다가 근처에 성게가 있다고 해서 다시 물로 들어갔으나 어른 주먹 두 개 크기의 성게조차 어찌나 바위에 딱 달라붙어 있는지 또다시 실패하고 동행자들로부터 배분받고 말았다.
페블비치로 유명한 몬트레이에서 남쪽으로 바닷가를 끼고 달리면 1번 국도가 Big Sur(빅서) 지역을 지나는데 여기는 오래전부터 전복 채취를 금해서 전복이 많고 포인트를 찾아가기만 하면 전복을 딸 수 있어서 몰래 전복을 따먹는 교민들이 있다고 들었다.
캘리포니아 뉴스만 나오면 가끔씩 어린애 머리만 한 전복과 성게가 생각이 난다. 미국 거는 다 굵고 크다. 트럼프 대통령 아들도 키가 2미터를 넘으니 거구의 미국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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