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2남 4녀를 키우시면서도 혼자서 대식구를 먹여 살리는 온갖 일을 다하셨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밭농사는 물론이고 부엌살림은 언제나 어머니 몫이었다. 전기밥솥은 물론 인덕션과 가스레인지도 없고 수돗물도 없고 마실 물을 동이로 길어와야 했고 나무로 불을 때서 삼시 세끼를 만들어 내야 했다.빨래도 해야 하고 전기가 없으니 다리미도 없고 빨래방망이로 모시적삼과 삼베옷을 두드리기도 하셨다. 한량인 아버지가 얼마나 도우셨는지는 어린 나로서는 당연히 몰랐지만 얼마 전 큰 누님이 그때는 어머니를 도울 생각을 왜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이제야 아버지가 후회스러운 심정을 비치더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이미 돌아가신 지가 15년이 되었지만 아직 그 인자하신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 번도 우리한테 큰 소리를 치시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