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사우디를 비교하면, 이란은 외국인이 술에 마시는데 대해 훨씬 관대하다.
사우디는 여성의 운전이 2018년에야 허용되었으나 이란은 제한이 없었다.
여성들의 히잡도 사우디는 눈만 내놓는 아바야가 대세이나 이란은 얼굴은 내놓는 차도르나 스카프만 써도 된다.
술 이야기를 하려다가 시작이 엉뚱한 곳으로 가버렸네..
모든 게 통제사회인 이란에도 암시장은 존재한다. 페르시아 상인의 후예답게 장사에는 귀신이다. 미국이 제재를 가해도 온갖 사치품과 생필품이 바다 건너 두바이에서, 육지로는 터키(튀르키예)를 건너서 들어온다.
가짜인지 진짜인지 모르지만 정체불명의 위스키와 500ml 사이즈 맥주, 보드카 등을 외국인 거주지를 어떻게 아는지 현지인이 몰래 방문하기도 하고 현지 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하여 거래한다.
외부 식당에서는 술을 팔지도 않고 마실수도 없으니 모든게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주재원들끼리 돌아가며 초대를 하니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자리 잡고 술판을 벌인다. 거기에 노래방 기기까지 동원하여 스트레스를 푸니까 순찰하는 경찰이 어느 집에서 술판이 벌어지는지 알 수밖에 없다.
한 번은 KOTRA 주재원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여 집으로 가려고 하니 경찰이 다가와 자기들이 에스코트해 주겠다고 따라오라고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집에 도착 후 소정의 사례비를 건넨 건 당연한 거고....
가짜 위스키만 마시다 보니 진짜 위스키 죠니워커 블랙라벨이 등장하면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단숨에 마셔버린다. 죠니워커가 이란에 반입된 경위는 휴가차 유럽여행 갔다가 들어오면서 죠니워커 두병을 사서 아이들 배낭에 한 병씩 넣고 아이들 검색은 철저하지 않다는 허점을 노린 것인데...
이전 여행 시 입국할 때의 경험을 고려하여 시도한 것인데, 걸리면 어찌 될지도 모르는 위험한 일을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이국땅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을 위해 한때의 즐거움을 선사한 즐거운 추억이다.
오지가 어떤 곳이냐고 정의를 하라고 한다면 시간이 있어도 갈 곳이 없고 돈이 있어도 쓸데가 없는 곳이 아닌가 싶다. 일 년에 한두 번 유럽여행이나 본국여행에 목을 맸으며 아이들은 한국과자에 발을 동동 구르던 시절, 라면과 콩나물이 너무나 간절한 곳이 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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