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

양치기 개는 사납다

요세비123 2024. 8. 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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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에 살 때다. 이란에서 제일 높은 산 다마반드 기슭에 가면 5월에 양귀비꽃이 피고 파릇파릇한 색깔로 덮인 곳에 보기 드문 라르 댐도 있어 운치가 있는 곳이 있었다.

가끔은 가족끼리 그리로 가는 길에 있는 천연 온천에 가서 유황내가 펄펄 나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기도 했었다.

다들 그런 곳에는 안가보았는지 구경을 가보자고 해서 내가 인도하여 사무실 가족들이 야유회를 나갔다.

다마반드산 왼쪽 아래 라르댐~

라르 댐

라르 댐은 다마반드 산을 비롯한 알보르즈 산맥에서 눈 녹은 물이 내려와 물이 고이고 테헤란의 상수도원으로 활용되는 소중한 댐이다.

양귀비꽃

여기 양귀비는 아편을 제조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 냄새는 나지만 관상용 꽃에 불과한데, 이런 메마른 토양에서 잘 자라는 걸 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편이 대규모로 재배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

양떼들

문제는 모처럼 양귀비꽃과 라르 댐의 시원한 풍경을 구경하고 차를 세워 놓은 곳으로 이동하는 중에 목동들 이양 떼를 몰고 가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보느라 일행과 좀 떨어져 있는데 갑자기 양치기 개가 맹렬하게 짖으며 나에게로 달려와 곧 덤벼들듯 했다.

곧이어 또 한 마리가 공격에 가담하려고 뛰어왔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 일행도 제법 거리가 있는 상황이라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스틱이나 어떤 대항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내가 뛰어서 일행 쪽으로 간다 해도 개들에게 물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주변에 나뭇가지는 없지만 바짝 마른풀가지를 잡아들고 개들을 노려보며 있는 대로 인상을 쓰며 오른팔을 들고 자세를 취하자, 한참을 짖으며 덤벼들려든 놈들이 양 떼들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우리에 거의 들어가자 양떼를 따라 철수하였다.

이날 양떼를 지키는 개들이 얼마나 사나운 놈들인지 몸으로 체득하고 양떼 구경이 결코 낭만적이지 않음을 실감했다.

이 지역의 풀과 나무들은 워낙 건조한 지역이라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서인지 잎이 작고 게다가 작은 가시들이 가득하여 손으로 만지면 위험천만이다.

그래도 이 양떼들이 저런 풀들을 뜯어먹고 사는 것이니 약초를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그 양들을 잡아먹으면 보약을 먹는 것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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