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갔던 제비가 봄이면 돌아온다고 한다. 여기서 강남은 어디일까? 고급 중국집에서 제비집 수프라는 게 과연 먹을 수 있는 음식인가 궁금해진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서남쪽 500km 거리에 있는 엘 니도(El Nido)는 스페인어로 제비집이라는 뜻이다. 제비가 물고기를 잡아 절벽 높은 곳에 집을 지은 것이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되었고 제비집을 따기 위해 필리핀 사람들이 절벽을 기어오르고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7641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의 서남쪽에 위치한 팔라완의 북쪽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마닐라 국내선 공항에서 출발하는 경비행기를 타고 엘 니도 공항에 도착하면 우리가 머물렀던 미닐록 리조트(Miniloc Island Resorts)로 가기 위해 미니버스로 이동해 배를 타고 건너가게 된다.
필리핀 관광지로 보라카이섬이나 요즘 많이 알려진 보홀이 있고 세부로 가는 직항도 있어 이런 곳으로 많이들 가지만 엘 니도를 비롯한 팔라완 섬 북쪽의 고급 리조트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와 풍경을 자랑한다.
이전에는 그리 비싸지 않았는데 지금 여기 가려면 비용이 상당하게 나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닐록만 하더라도 1박에 70~80만 원이다.
그때는 하루 세끼 식사가 다 포함되어 있고 다음날 하고 싶은 일정을 그 전날 저녁에 확인하면 되었다. 새벽 낚시를 하고 아침에 스쿠버다이빙 점심은 보트로 데려다주는 프라이빗 비치에 상을 차려주어 스노클링을 하다가 3시 정도에 다시 돌아오고 일몰을 보기 위해 다시 배를 타고 나갔다 오면 저녁이 준비되어 있었다.
연말에 가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거나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 다운을 하는 즐거운 행사가 있어서 어른 아이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필리핀에 4년을 살면서 엘 니도는 두 번을 갔었는데 우기인 여름보다는 건기인 12~1월이 최고의 날씨와 분위기였다. 하도 좋아서 후배가 신혼여행을 몰디브로 가려는 것을 여기로 한번 가봐라 했더니 다행히도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만족해서 한시름을 놓은 적도 있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서 여러 가지 여건이 달라졌겠지만 겨울이 오니 따뜻하고 행복했던 엘 니도에서의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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