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비오는날 대모산 맨발걷기

요세비123 2024. 7. 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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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산은 맨발걷기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맨발걷기를 하고 있어도 한 번도 없다.

마침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와서 아쿠아슈즈를 신고 나간 김에 직접 한번 느껴봐야겠다 싶어서 맨발걷기에 도전했다.

집을 나서니 양재천이 올해 처음으로 범람해서 흙탕물이 가득 차 있다.

맨발걷기 성지로 올라가는 데크 길 옆으로 빗물이 흘러내린다.

드디어 나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섰다.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이란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전부가 건강해지고 싶어 하고 아픈 내 몸이 낫기를 기원하면서 걸을 것이다.

나는 그냥 등산해도 괜찮을 텐데 뭐 하러 번거롭게 신발 벗고 걷고 발 씻고 할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걸어보지 않으면 치유가 된다는 건 몰라도 발을 통해 전달되는 그 느낌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도전해 본다.

강남구청에서 닦아놓은 구간은 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덮어 놓았다. 그 옆으로 걸어보니 생각보다 작은 돌알갱이가 발바닥을 콕콕 주셔서 아프다.

폭우로 이미 골짜기로 흘러내리는 물은 폭포를 이룬다.

하루종일 이렇게 오면 산사태가 일어나겠다 싶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서 나뭇가지가 부러진 곳이 별로 없기는 하다.

구룡산 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대모산을 향하니 나무데크 길은 오히려 발바닥이 편하다. 헬기장에 오니 잠실 롯데 시그니엘도 안갯속에 어렴풋이 보인다.

정상이 가까운 곳인데도 빗줄기가 강하니 물골이 만들어질 정도다.

통신사 중계탑을 돌아서 내려가는 길이 개울물 흐르듯이 흘러내린다.

작은 돌멩이가 엄청 고통스럽게 한다. 신발을 신고 걸을 때는 신작로 같았는데 맨발에 닿는 감촉이 칼로 찌르는 듯하다.

1시간쯤 맨발로 걷고 샘터에서 발을 씻고 신발을 신으니 살맛이 난다. 맨발걷기의 효능 보다는 신발의 고마움이 새삼스럽다.

맨발걷기를 마치고 두 시간 반쯤 지난 지금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또한 끈기와 꾸준함이 필요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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