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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과 같은 세계의 독특한 발효 생선요리

요세비123 2026. 1. 6. 16:44

우리나라의 젓갈처럼 해산물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키는 방식은 인류가 단백질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 고안해낸 아주 보편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필리핀의 **바구홍(Bagoong)**과 서구의 청어절임 모두 넓은 의미에서 '젓갈'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음식들이 냄새가 지독한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단백질을 분해하며 특유의 휘발성 성분(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을 만들어내기 때문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홍어나 액젓에서 나는 냄새와 그 원리가 같습니다.

세상에는 이와 유사하게 "코는 괴롭지만 입은 즐거운" 독특한 발효 생선 요리들이 꽤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1. 필리핀의 바구홍 (Bagoong)
* 특징: 작은 생선이나 새우(Alamang)를 소금에 절여 몇 달간 삭힌 것입니다.
* 유사점: 우리나라의 새우젓이나 멸치젓과 매우 흡사합니다.
* 활용: 그냥 먹기보다는 볶음 요리의 양념으로 쓰거나, 덜 익은 망고에 찍어 먹는 등 감칠맛을 더하는 용도로 주로 쓰입니다.

2.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Surströmming)
* 특징: '서구의 청어절임' 중 가장 유명한 것입니다. 발트해의 청어를 소금에 절여 통조림 안에서 발효시킵니다.
* 지독한 냄새: 세계에서 가장 냄새나는 음식 1위로 자주 꼽힙니다. 통조림을 따는 순간 가스가 분출되며 강렬한 냄새가 퍼지기 때문에 주로 야외에서 먹습니다.
* 유사점: 우리나라의 황석어젓이나 전어젓을 아주 강하게 삭힌 것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3. 아이슬란드의 하우카르틀 (Hákarl)
* 특징: 그린란드 상어 고기를 땅에 묻어 발효시킨 후 건조한 음식입니다.
* 냄새의 정체: 상어 체내의 암모니아 성분 때문에 화장실 냄새와 유사한 강한 향이 납니다.
* 유사점: 삭힌 홍어와 맛과 향이 매우 비슷하여, 한국 사람들은 의외로 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동남아시아의 피시 소스 (액젓류)
* 베트남의 느억맘 (Nuoc Mam), 태국의 남쁠라 (Nam Pla): 생선을 발효시켜 그 즙을 걸러낸 것으로, 우리나라의 까나리액젓이나 멸치액젓과 거의 같은 맛을 냅니다.

5. 고대 로마의 가룸 (Garum)
* 역사: 서구권에도 아주 오래전부터 젓갈 문화가 있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생선 내장 등을 소금에 절여 '가룸'이라는 액젓을 만들어 모든 요리에 조미료로 썼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일부 지역의 '콜라투라(Colatura)'라는 생선 소스로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젓갈은 '부패'와 '발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음식입니다. 처음에는 그 강렬한 냄새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그 속에 숨겨진 깊은 감칠맛(Umani)에 중독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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