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5일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설악산 서북능선 18km를 종주했다.
아침 6시 3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첫 버스를 타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8시 40분이 조금 지나 있었다.
이번 산행의 목표는 몇년전에 귀때기청봉을 처음 탔을 때 수수꽃다리(정향나무)의 향기가 워낙 강하게 남아 있어서 다시 한번 그 추억을 살리고 싶어서였다.
떠나기 전 그때 사진을 보니 6월17일이라 8일이 지난 이번엔 어떨까 무척 궁금해하면서 기대를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산객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대부분 한계령-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코스 12.3km 구간을 7시간 30분 이상 걸렸다고 하여 돌아올 버스시간에 고심하였다.
9년전 그때는 장수대에서 새벽 5시쯤 출발하여 대승령-귀청-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오색으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장수대로 돌아와 귀경했었다. 그때 22~23km 거리를 11~12시간에 걸었던 거 같다.
한계령 초입에서 등선대/점봉산 방향
가리봉/주걱봉/삼형제봉 방향
올라갈 한계령삼거리 방향
한계령에서 대청봉과 귀때기청봉이 갈라지는 한계령삼거리까지는 2.3km로 상당히 가파른 길이다. 혹시나 해서 열심히 살펴봤지만 지난주 공룡능선에서도 보지 못했던 큰앵초는 확실히 지고 없었다. 2~3주 늦게 온 탓이다.
마침 바람이 불어주고 기온이 19도 내외로 청명하고 서늘한 날씨라 1시간20분 정도 걸려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10시
한계령삼거리 가는중에 보이는 귀때기청봉
이쪽 방향은 한계령삼거리에서 끝청-중청-대청으로 가는 능선이다
함박꽃
한계령삼거리에 올라 바라본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공룡능선을 좀 당겨서 본다
한계령삼거리에서 좀더 왼쪽으로 보이는 황철봉과 공룡능선
한계령삼거리에서 바라본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방향
귀때기청봉을 오르내면서 볼 수 있는 넝쿨꽃인데…
이름을 알고싶다..세잎종덩굴이란다
설악조팝나무
한계령삼거리에서 600m쯤 걸으면 귀청까지 약 1km 구간의 너덜바위가 나타나는데 길이 잘 보이질 않으니 쇠막대기 이정표를 보며 걷는 수밖에 없다.
너덜길에서 대청 중청 공룡능선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한계령 방향으로 돌아보니 중청 대청봉도 보인다
너덜길 중간에서 다시 귀청을 올려다 보고
공룡능선은 어디서 보아도 장관이다
귀청을 비켜서 인제방향 하늘과 구름이 멋지다 오늘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너덜길
수수꽃다리
오늘의 숙제였던 수수꽃다리(털개회나무, 정향나무, 미스김라일락)를 1578m 귀청 꼭대기 조금 못 가서 만났다.
근데 좀 늦은 건 확실하네. 바람이 불어도 향기가 거의 나질 않고 군락을 이루는 수수꽃다리도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 와야만 그 진한 향내를 맡을 수 있겠다. 이쯤 되면 5월~6월 중순까지 몇 번을 귀청에 와야 할 이유가 생긴다.
수수꽃다리 대신 설악조팝나무꽃이 더 많이 보인다.
한계령삼거리에서 1.6km 구간을 1시간여 만에 왔다. 이제 11시다. 대승령까지 6km 구간을 얼마나 걸려서 도착할까 싶다.
귀청에는 바람이 윙윙 분다 오늘 많이
가야 할 길 대승령 안산 방향에도 너덜길이 아직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대청봉과 공룡능선을 훑어보고
내려가는 길에도 수수꽃다리가…
오늘따라 6.25라서 금강산 능선까지 보인다
당백나무인지 백당나무인지 아직도 헷갈린다 -백당나무
함박꽃도 지는 계절이라 향기가 거의 없다
서북능선에는 주목이 많이 보인다
조금 내려와 지나온 귀청을 다시 올려다 보고
이 꽃도 이름을 찾아봐야겠다-바람꽃
함박꽃을 또 한 번 찍어보고
만병초다
키가 훌쩍 큰 만병초라 위에서 찍지는 못하고.
큰 감투봉을 지나 구상나무에 방울이 달렸다-분비나무라고 한다
이젠 안산이 더 뚜렷이 보인다
이 주목은 속이 텅 비고 껍데기만 살아도 싱싱하게 가지를 뻗고
지천으로 널린 큰앵초-꽃은 내년에 봐야만 하네
노루오줌
이름 모를 야생화-큰 뱀무
이 꽃도 이름을 모르겠다-산꿩의 다리
대승령에 도착하니 오후 2시 6분쯤 되었다. 5시간 20분쯤 걸었네. 장수대로 내려가면 2.7km, 1시간 남짓 걸으면 될 것 같은데 너무 이르다 하산하기에는.
귀청에서 내려오면서 두 시까지 대승령에 도착하면 계획을 바꾸어 장수대가 아닌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내려가 남교리에서 원통 가는 버스를 타야겠다고…
오늘 고수를 만났다. 서울에서 한계령까지 버스를 같이 타고 온 내 또래 산객이 있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한계령삼거리까지 왔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길래 장수대로 내려간다고 하니 좀 짧지 않으냐고 하네. 대승령 갈림길에서 남교리 입구까지는 8.7km라 6km를 더 걷는데…
그러고 보니 2시에 장수대로 내려가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네 이 고수가 ㅋ
안산삼거리를 지나 계곡으로 접어들기 전에 안산이 올려다 보인다
오늘 산길에서 처음 보는 맑은 물이다
복숭아탕이라고
대승령에서 남교리 입구까지 8.7km를 중간에 발을 씻기는 했지만 딱 3시간 걸었다. 중간에 전화가 터지지 않아서 원통 가는 버스 시간을 몰랐는데 다 내려와서 검색해 보니 5시 16분에 1km 떨어진 저 건너편 마을에서 출발하네.
놓치면 6시 10분에야 다음버스가 오니 10분 만에 뛰다시피 해서 갔더니 그 고수를 거기서 다시 만났다. 오늘 산행에서 제일 반가운 인연이다.
원통에서 저녁 6시 20분 버스를 타고 동서울에 도착하니 8시, 기사 양반 억세게도 액셀을 밟았네. 올여름에 서북능선을 다시 타기는 어려우니 다음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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