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봄 야생화(2)
2025년 5월 20일(화요일) 오색에서 출발하여 대청봉을 넘어 끝청을 지나 한계령삼거리에 오후 2시 20분에 도착했으니 저녁 7시 40분경 장수대를 출발하는 마지막 동서울행 버스를 타려면 5시간 20분 안에 도착해야 한다.
걸을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무거운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데 한계령삼거리에서 귀청 간 1.6km의 너덜길에 안개와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귀청의 털진달래를 보는 게 주목적인데 세찬 바람과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너덜바위를 뒤덮은 털진달래 군락의 멋진 자태는 그저 짐작으로만 느낄 뿐이다.
태풍의 눈 속에 들어가면 고요해진다는데 귀청 정상 바윗돌에 걸터앉으니 오히려 바람이 느껴지지 않으니 요기도 하고 대승령까지 6km 험난한 코스를 대비한 재정비도 마쳤다.
귀청에서 내려가는 구간의 털진달래꽃도 화려해 보이지만 여전한 안개와 비바람으로 걷기조차 힘들어 동서울행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연영초, 나도옥잠화, 키큰앵초가 지친 몸에 활기를 주었고 야생화의 보고 서북능선을 찾아온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다.
대승령을 지나 하산길에 지친 한 부부를 지나쳤는데 여자분이 너무 지쳐서 마지막 버스를 타지 못할 것으로 보였고 결국 나 혼자만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20km가 넘는 거리를 꼬박 10시간 30분 걸렸다. 앞으로는 이 구간을 올 때는 한계령으로 들락날락해야지 싶다. 굳이 무리해서 힘들게 할 필요도 없고 자신도 없어진다. 그래도 서북능선 야생화는 너무 멋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