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엄마는 아이에게 무엇인가? 세상 전부인가?

요세비123 2025. 3. 11. 17:45

며칠 전 미국에서 손주 일행이 왔다. 손자는 아빠와 함께 청주로 가고 딸아이는 우리 집으로 왔다. 첫날은 잘 놀았다고 한다. 이틀째 되는 날 생떼를 부린다고 하는 소식이 오더니 오늘 새벽 아이가 엄마 엄마 하면서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밤 12시부터 5시까지 내내 울며 보챈다고 SOS가 왔다.

딸아이가 매일 일을 하니까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와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엄마가 안 보이니까 엄청 불안해하고 엄마를 찾았던 모양이다. 두 돌이 안되어 말도 못 하지만 아이는 본능적으로 엄마의 부재를 알아차리고 몸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가는데 두 시간, 오는데 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아이가 받을 충격과 공포가 자칫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 부리나케 달려갔다.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아이의 세계는 엄마가 바탕에 깔려 있나 보다. 아빠는 그 정도의 본능적 의지의 존재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 아닐까?

중간 휴게소에서 잠깐 쉴 때도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지니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아직도 엄마가 안 보이면 불안한 마음이 가득한 모습이라 누구도 달랠 수 없었다.


집에 도착한 지 여섯 시간이 되었다 그 사이 놀이방에 가서 두 시간 가까이 놀고 오니 그제야 맘이 좀 놓이는 모양이다. 웃음도 늘었고 할미 손도 잡아주고 한껏 밝아졌다. 엄마는 아이에게는 세상 전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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